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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정상적인 인간이었다면, 한 번쯤 재미삼아 이 노트를 사용했다고 해도,
노트에 의해 벌어진 일들이 놀랍고 겁이 나 자신이 저지른 일을 후회하며...
다시는 노트를 사용하지 않았겠죠. - 니아
인간은 왜 인간을 죽이는 일을 두려워할까.
인간은 왜 다른 사람의 아픔을 두려워할까.
인간은 왜 죽은 타인을 두려워할까.
자신이 그런 일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는 자라면 두려워한다.
그런 일을 겪기 두려워하는 자들이라면 두려워한다.
그렇지 않은 자들은 저지른다.
아드소야, 진리를 위해서 죽을 수 있는 사람을 조심해라. 그들은 대체로 많은 사람을 저와 함께 죽게 하거나 저보다 먼저, 때로는 저 대신 죽게 하는 법이다 - 윌리엄 수사
라이토는 10대에 노트를 손에 넣었고, 자신이 올바르다고 전적으로 확신하고 있었기에 그런 행동을 했다. 그는 자신에게 죽음이 찾아오리라고는 추호도 생각하지 않았고, 죽음을 행할수록 자아는 비대해져갔다.
어린아이는 아픔을 모르기에 쉽게 동물을 괴롭히고 같은 아이를 폭행한다.
학급 아이의 손에 콤파스를 꽂았던 한국의 몇몇 아이에 대한 기사를 본 적 있다.
그 아이들은 단 한번도, 자신의 손등에 콤파스 침이 꽂히리라고 상상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많은 남성들이 성폭행범에 대해 갖은 이유를 대며 관대하게 굴 수 있는 이유는
행여, 자신이 '억울하게 몰릴때' 마찬가지로 관대하게 이해받고 싶기 때문이다.
또한, 그러한 성폭행범이 나타났을 때 많은 여성들이 피해자에게 가혹한 이유는,
'정숙하게' 행동하는 자신에게는 그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으리라고 자신하기 때문이다.
라이토는 죽음을 지배한다고 착각했다.
자신이 절대선이라고 착각했다.
그는 아픔을 모르고 아픔을 이용했고, 사랑을 모른채 사랑을 이용했으며, 죽음과 고통에 대해 안다고 생각하며 수많은 사람을 고통스럽게 죽였다.
그렇기 때문에 라이토에게 주어진 형벌은 매우 합당하다.
죄는 드러났고, 사람들에게 거부당했다.
정당성은 부정되고, 남은 숭배자는 아무도 없었다.
고통을 느꼈고, 배신당했고, 공포를 느꼈다.
그리고 무로 돌아갔다. 없어졌다.
최후의 순간에 그렇듯 추하게 버둥거린 것은 결국 그간 자신의 행동이 빚어낸 결과에 대해 아무것도 체감하지 못하다 한꺼번에 몰려왔기 때문이다. 파리를 성냥불에 지져죽이며 히히덕거리다가 가스불이 옷에 붙자 비명을 질러대는 6살짜리 아이와 아무것도 다를바가 없었던 것이다. 마지막에 남은 라이토의 시체는 결국 갖고놀던 불이 옮겨붙어 타죽은 아이의 숯덩이 시체 그 자체다.
악마라는 것은 물질로 된 권능이 아니야. 악마라고 하는 것은 영혼의 교만, 미소를 모르는 신앙, 의혹의 여지가 없다고 믿는 진리, 이런 게 바로 악마야! - 윌리엄 수사
미카미 테루는 라이토를 광신했고, 라이토는 노트 한 권 외엔 가진게 없는 평범한 사람인 자신을 숭배했다. 사람들은 거기 쓸데없는 의미를 덧씌웠지만, 22살인 라이토의 함정을 고작해야 10대일 니아와 멜로가 풀어버리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초딩짓은 초딩이 아는 법이 아니던가.
쓸데없는 의미를 씌우지 않아야 개초딩의 얼굴이 보이는 법.
할 말은 더 있지만 이쯤에서 끝내도록 하겠다. 데스노트의 교훈에 대해서도...이쯤 썼으면 길게 말할 것도 없을 듯 해서 줄인다.
간만에 재미있게 읽었지만, 논리게임보다는 캐릭터 배치 자체가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