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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절
분류없음 | 2008/08/04 02:04
건국절이라는 이름은 대단히 불쾌한 이름이다.

8/15가 이제 더이상 광복절이 아니다. 더이상 그 날은 "빛이 돌아온 날" 즉, 우리가 자유를 찾게 된 날이 아니다. 우리에게 있어, 무엇이 더 중요했던가? 정부수립이었나? 아니다. 사실 광복절날, 이미 정부는 상해에 존재하고 있었다. 올바른 수순이라면 그 정부가 들어와 내각을 구성했어야 했다. 그런데 그렇게 되지 않았다. 임정요인들은 모두 해외에 발이 묶였고, 재빨리 돌아온 친미인사들이 미국의 권유에 따라 친일파와 손잡고 내각을 구성했다.

별로, 임정요인들이 정부를 세우지 못했으니까 어쩌구를 논하려는 것이 아니다. 초기정부의 친미성향이나 친일성향을 두고 뭔가 말하려는 것은..."아니었다." 만일 이번 정부에서 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꾸는 짓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난 별로 그에 대해 이렇게 글을 쓰거나 하지 않았을 것이다. 연인이 결혼하기 이전 다른 여자와 사귀었다면 그건 외도가 아니라 그의 자유연애사다. 그러나 그가 그 때 사귀었던 여성을 나와 결혼한 뒤 다시 그리워하며 그녀를 위해 나와의 기념일을 삭제한다면? 나는 분명히 생각하게 될 것이다. 이 남자는, 그래, 그녀를 사랑했었지, 라고.

말하자면 그런 것이다. 굳이 "광복절"을 "건국절"로 바꾼 데에서, 나는 스스로의 태생이 불완전하며 절름발이이며, 아울러 개심하지 못한 꺼삐딴 리 들을 고스란히 끌어안고 살았다는 점을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일군의 인간들을 새삼 떠올리게 된다. 그들에게 광복절이라는 칭호는 매우 불편했고, 상해 임시정부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속이 언짢았던 것이다. 그래서 감히 "해방된 날"을 달력에서 지워버리고 "(우리가 맘대로 해쳐먹은) 정부를 세운 날"이라는 간판을 더 앞세워 버렸다.

아니...그들이 그 정도로 역사의식이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조금 다른 가설을 논해보자.

어떤가, 앞으로 몇년간, 어떤 식으로선 정치용역깡패들이 훈장을 받을 것 같지 않은가? [건국절]이다. 해방 당시 적색테러 뿐 아니라 백색테러를 자행한 자들, 아니, 서북청년단을 넘어서서 정권의 유지를 위해 각목과 쇠파이프를 휘둘렀던 자들, 혹은, 울먹이며 남편의 위패를 돌려달라고 애원하는 군 전사자의 부인을 감히 "빨갱이년"이라고 부르며 각목 폭행을 저질렀던 자들은, 어떨까? 그들에게 빵을 나눠줘야 하니, 앞으로 건국장이나 국가유공자 훈장이라도 달아주지 않을까? 이제 팔아먹을 것은 그 정도밖에 안 남은 듯 하니 말이다.

그렇다. 그것이 [그들]의 건국이념이었다. 그들의 정부는 우리가 "해방됨"으로서 만들어진 정부가 아니다. 그 정부는 오래전 와해되었고, 고사했다. 그들은 힘이 될 수 있는 자라면 어떤 과거를 가건 다 끌어들였다. 북쪽에 야만적인 붉은 정권이 들어섰다는 점을 이용해 야만성에선 별로 다를것도 없는 흰 정부를 하나 구성했고, 미국은 소비에트와의 싸움에서 이길 필요가 있었으므로 그 부패세력을 용인했으며, 결국 억지로 만들어닌 권력공백기를 이용해서 만들어진 정부가 백색테러를 사용해 사람들을 지배했다. 그것이 바로 [그들의 건국이념]인 것이다.

자유 민주주의와 공화주의 체제를 강력하게 지지하는 보수 우익인 나는 분명히 말한다.

대저 빨갱이란 무엇이던가. 독재를 하며, 사람들이 원하는 바를 말하지 못하게 하고, 잘못된 점을 지적하지 못하게 하고, 자신들이 원하지 않는 말을 하는 자마다 말도 안되는 각종 법조항이나 규제 조항을 들어 침묵시키고 숙청하고 감옥에 보내는 것이 빨갱이다. 적어도 나는 그리 배웠다.

거짓말을 외쳐 사람들을 선동해 억울한 자에게 비난을 퍼붓게 하는 자들이 바로 빨갱이며, 항변의 기회조차 주지 않고 '반동분자'라는 외침으로 사람을 처단하도록 만드는 것이 빨갱이다. 적어도 나는 그리 배웠다.

종교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과 정치적 의견이 다른 정당이나 집단을 용인하지 않으며, 사법부에 함부로 개입해 자기 멋대로 판결하게 하고, 정직하게 일하는 사람들을 한없이 착취하며, 겉으로는 다같은 인민이라고 하지만 뒤로는 부정축재를 하여 마음껏 사치를 누리는 것이 빨갱이다. 난 그렇게 배웠다.

우리는 그렇게 배우지 않았던가? 북한이 바로 저런 사회가 아니었던가? 인권이 말살되고, 제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없고, 사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국민들이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회, 정부의 입맛에 맞지 않는 말을 했다는 이유로 사법처리되는 사회가 빨갱이 사회 아닌가?

그렇다면, 과연 누가 빨갱이인가?

백범김구 기념관을 없애자 하는 저들이 빨갱이가 아니면 무엇인가?
각종 사찰을 지도에서 지워버린 저들이 빨갱이가 아니면 무엇인가?
언론사를 조종해 사람들에게 거짓을 늘어놓는 저들이 빨갱이가 아니면 무엇인가?
정치적 의견이 다른 자들에게 빨갱이라는 폭언을 일삼는 저들이, 빨갱이가 아니면 무엇인가?
자유국가인 이 나라에서 불온서적을 정하는 저들이, 빨갱이가 아니면 무엇인가?
인척의 부패를 엄단할 생각은 않고 나라일만 생각하자는 저들이, 빨갱이가 아니면 무엇인가?
포탈사이트의 여론을 막기 위해, 포탈폐쇄권을 가지겠다는 저들이 빨갱이가 아니면 무엇인가?
정치가에 대해 글을 쓰기만 해도 선거법에 저촉된다는 저들이 빨갱이가 아니면 무엇인가?

국방에 중요한 극비계획을 폭로한 월간조선에 어째서 국가보안법이 적용되지 않는 것인가?
국정감사를 빌미로 한국의 대북 첩보망에 심각한 타격을 가한 한나라당 의원은 어째서 무사한가?
국민이 총격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을 접하고도 어떤 대책이나 대응 정책도 수립하지 않은 채, 북한을 향해 모든 문호를 열고 함께 가겠다며 발표한 대통령은 이적행위를 한 것이 아닌가?

대통령에게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나온 사람들에게 빨갱이 칭호를 붙이는 정부야말로 빨갱이 정부가 아닌가?

8월 15일 건국절, 난 절대 그렇게 부르지 않을 작정이다.
그 날은 그 뒤 독재를 일삼다 쫓겨난 이승만 정부가 세워진 날이 아니다.

우리 민족에게 자유가, 빛이 돌아온 날이다.
광복절이란 말이다, 개객기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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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셀 2008/08/04 09:18 L R X
'지금의 제도는 (나에게) 불합리하다. 바꾸자.' 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보수'로 칭한다는 건 참 아이러니한 일이죠. 빨갱이들 같으니.
ruhaen 2008/08/05 00:22 L R X
아니......이젠 '광복절'이 아니라 '건국절'인 겁니까?! 주말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요?;;;(죄송합니다. 현재 바다 건너라 주말엔 인터넷 접근이 자동차단됩니.....)
에이..........이 빨갱이들-_-
lukesky 2008/08/05 11:07 L R X
바꾸자고 자기들끼리 속닥거리던 것에서 끝난 게 아니었습니까? 진짜로 바꿨어요? -_-;;; 요즘 진짜로 '매국노'라는 말이 저절로 입에서 뛰쳐 나오고 있습니다. 시간 있을 때 해먹고 나라를 망하게 하는 게 목적인 것 같아요, 이 XXX들은.
황금숲토끼 2008/08/08 11:03 L R X
아셀 님/ 자신들에게 유리했던 것은 유지시키거나 강화 혹은 회귀하려 하니 보수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예를 들어 빽 투더 1980's라던가요(....) 솔직히 말해서 저 사람들이 쓰는 용법으로 쓰이는 "빨갱이"라는 단어 자체를 엄청나게 싫어하지만, 만일 그 단어가 꼭 '민주주의의 적'에게 사용되는 용어로 적용되어야만 한다면 적용될 대상이 누구인가는 불을 보듯 뻔하다고 생각해요.

ruhaen 님/ 아, 확정은 아닙니다만 꾸물꾸물거리면서 눈치까고 있는 듯 합니다. 동아일보에서는 건국절이 있어야 한다는 논지의 칼럼인지 사설인지를 실었고요. 준비중인 거겠죠 =_=

lukesky 님/ 쑥덕거리다가 슬슬 주장을 강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떡밥강화기간) 아마 이번 15일날부터 건국절로 하고 싶었던 모양인데 반응이 일제히 나쁘게 나와서 어떨지 모르겠네요. 매국노가 맞는 것 같습니다. 놈들은 제게 비국민(...이 용어 정말이지 소름끼쳐서) 이라고 하겠지만요 =_=;;;
글세요 2008/08/11 18:19 L R X
사실 광복절이란 말은 틀린 겁니다. 제가 알기론 8월15일에 우리나라는 아직 광복되지 않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스스로 '착각'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광복이 결정된 것은 그 후에 일본이 미국과 종전협상을 맺을때 결정된 것이던가? 아마 그랬습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 우리나라는 뭐 한 일이 없으니...우리나라는 보면 볼수록 행운아였습니다.
황금숲토끼 2008/08/11 19:06 L X
아뇨, 이미 패전일본에 대한 처리는 1943년부터 45년 "7월"까지의 회담으로 결정되었고, 여기서 한국의 독립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한반도 독립은 1943년 카이로 회담부터 거론되었고, 1945년 7월 12일부터 8월 2일까지의 회담 중, 7월 26일 카이로 회담의 내용은 환전히 확언됩니다. 당연히 일본의 패망을 기다리던 한국인들에게 당연히 천황의 패전 선언은 포츠담 회담 내용의 실현, 곧 한국 독립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때가 되면"이라는 애매한 구절은 분명 들어있지만, 그것을 트집잡기엔 8월 15일의 패전선언이 갖는 의미가 너무 크지 않습니까? 그 날을 "빛이 돌아온 날"이라고 부르는 것이 잘못일까요? 그에 대한 답은 서로 다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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