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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렐루야 합티즘
[더블오] 기동전사 건담00 |
2008/05/09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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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화와 9화를 보면서 새삼 깜짝.
이전에 초인병간의 감각을 꿀벌사회에 비유한 적이 있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11화 한 화만을 보고서 어, 비슷한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 쓴 것이었다. 그런데 5화와 9화의 반응을 보니 상당히 흥미로워졌달까.
포유류들은 동족의 유생체에 상처를 입히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물론 수콤이나 암호랑이같은, 언제건 내키면 자신의 새끼라도 쳐죽일 수 있는 극단적인 예도 존재하지만, 일반적으로 동물들은 새끼에 대해, 심지어는 다른 종류의 새끼에 대해서조차 함부로 해를 가하는 것을 꺼린다. 물론 먹기 위해 잡아죽이는 것이야 일상적인 일이지만, 어떤 느낌인가 하면 새끼사슴과 어미사슴이 있고 내가 배가 고프다면? 어미사슴을 먼저 잡게 되어 있는 것이다. 새끼가 어미 없이 살아남을리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런데 이 시리즈에서 그려지는 초병들은 전혀 그렇지가 않다. 그들은 서로를 극단적으로 공포스러워하거나 단숨에 살의를 느낀다. 5화에서 소마 필리스와 알렐루야 합티즘이 서로를 느낀 순간, 알렐루야는 가장 강력한 자기방어기제인(난 그렇게 생각한다) 할렐루야가 뛰쳐나와 죽여버리겠다고 벼르고, 소마 필리스 소위는 패닉에 질려 닥치는대로 민간인 구역을( !) 포격해 버린다. 11화에서 알렐루야는 초병 아이들이 자라는 기관 빌딩으로 다가가 포격하려 하는데, 알렐루야가 빌딩으로 다가가는 순간 시설 안의 아이들은 일제히 발작을 일으키며 발악하고, 알렐루야 또한 아이들의 비명소리에 의해 간섭받으며 반 발광 상태로 포격한다. 5화에서 알렐루야의 존재를 알아채고는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지르며 민간인 구역을 비이성적으로 포격했던 소마 필리스의 모습과 묘하게 겹치는 데가 있다.
이런 식으로 다 자란 성체가 유생들을 의도적으로 해치는 종은 사실 지구상에는 없다. (모자간의 정이라는 기제가 없어서 그냥 자기 새끼인 줄 모르고 눈앞에 움직이는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경우는 있지만) 햄스터도 가끔 자기 새끼를 집어먹어서 주인을 기급하게 하지만, 그것은 햄스터가 정상적으로 생활하고 있을때엔 발생하지 않는 일이다.
그렇다면, 포유류가 동종 유생- 특히 자기 새끼들 - 을 해치게 되고 서로 패닉에 질려 살해하게 되는 순간은 언제인가? 단순히 얘기해서, 설치류는 대체 어느 순간 자신의 새끼를 잡아먹는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자신의 생존에까지 문제가 생길만큼 척박한 환경일 때,
생존에 가장 위협이 되는 존재가 자신의 새끼일 때 먹는다.
초인병이라는 것의 정의가, '우주에서의 적응을 위해 나노머신을 장착한 인간'에 그친다면 이런 일이 벌어질 리 없다. 이러한 현상은 '초인병'의 몸에 나노머신을 장착하고 정신제어를 시도하는 이유, 혹은 목적과 연관이 있다. 아마도 그것은 생존일 것이다. 인혁련은 우주 개발과 정복을 위해 "우주에서 생존할 수 있는 강하고 고분고분한 인류"를 만들어내려고 한 것이 아니었을까. 몸 속의 나노머신과 별도로 "감정 제어"를 하고 있다는 것, 뇌를 통제하고 있다는 것이 그 함의를 깊게 만든다. 생존성 강한 인간을 만들어내는 것은 좋다. 그러나 강한 생존력을 갖추고 생존에 대한 강한 욕구를 가진 인간일수록 체제에 의해 쉽게 통제되지 않는다. 자신이 살기 위해서는 말 그대로 [무엇이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체제에 가장 필요한 것은 생존력이 강한 인간이 아니라 "체제의 요구에 따라 생존하고 체제의 요구에 따라 순순히 파괴되는" 인간이다.
그들이 초병에게서 통제한 것은 사실 그것이 아니었을까? 생존에 대한 강한 욕구, 남을 위해 싸우는 것은 곧 자신의 목숨을 위험에 처하게 만드는 것. [목적]이나 [입장]에 따른 전투가 아닌, [생존]과 [에고]를 위한 전투에 전부를 거는 것이 그들이 만들어낸 첫 존재였을 것이다. 그들이 그것을 "통제"하기를 원한 순간, 그 존재는 존재 자체가 모순이 되었다. 그들이 처음으로 걸러내 우주로 방출해 버린 아이들에게, 단 한 명이 숨쉴 수 있는 한달분의 공기를 주었다는 것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생존성이 강한 인간들에게 단 한명분의 공기를 주고 우주로 그들을 추방시켜 보자. 그 가운데 단 한명, 살아남는 자는 어떤 자가 될 것인가? 그것은 결국 생존욕구 가득한 정신병자였다. 생존력 강한 정신병자, 아무도 통제할 수 없는, 삶에 대한 욕구로 가득찬 괴물. 알렐루야가 그렇게 순순히 손해를 보려들고 사람들을 구하려 드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는 자신이 어떤 괴물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그 사실을 용납할 수 없고, 그래서 '착한 사람'이 되려 하고 있는 것이다. 필요 이상으로 자신의 생존 욕구를 억누르고 생존을 위해 파괴하려는 성향을 억누르며, 건담 마이스터 가운데 가장 순하고 착한 알렐루야가 되어 살아가려 하고 있다. 그러나, 그 본질은 결국 생존을 위해 만들어진 싸우는 괴물 그 자체다. 존재하기 위해 존재하는 자가 스스로를 유지시키는 법은, 결국 괴물인 자신과 인간인 자신을 분리하여 서로 다르다고 둘러대며 살아가는 것 뿐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소마 필리스의 존재를 느끼자마자 할렐루야가 튀어나온다는 데에서, 그리고 소마 필리스가 자신의 생존을 위해 할렐루야가 존재하는 거주구역을 포격한다는 데에서 우리는 초인병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이 서로임을 알 수 있다. 생존을 위해서 존재하는 괴물에게 가장 두려운 대상은 바로 또다른 괴물이었다는 식의 얘기다. There can be only one. 궁극적으로 누구에게서라도 살해 위협을 받지 않으려면 모두 죽여버리면 되는 것이다. 다른 자들은 얼마든지 간단하게 죽여버릴 수 있지만, 초인병은 그렇지 않다. 당장 자신의 생존을 위해 경쟁자는 배제할 것을 요구하는 생존의 세계에서 초인병은 바로 초인병들에게 최대의 걸림돌이 되는 것이다.
인혁련의 초인병 계획은 엄밀히 말해 완전히 실패한 계획이었다. 알렐루야가 기관을 궤멸시키지 않았더라도 태어나는 초인병들은 인혁련을 내부에서부터 붕괴시켜 나갔을 것이다. 아무리 그들이 세뇌되어 있다 해도, 개조당하고 통제되어 있다고 해도, 자신의 생존에 위협적인 존재를 감지하는 순간 비명을 지르며 발버둥치는 그들이 인혁련을 위해 순순히 죽어줄 리도 없고, 다른 초인병의 존재를 용납할 리도 없기 때문이다. 간단히 이렇게 말하면 깨달음이 올 것이다. 그렇게 많은 아이들이 있었는데, 어째서 제대로 나와 활동하고 있는 것은 소마 필리스 하나란 말인가?
궁극의 초인병은 사실 할렐루야같은 자가 맞다. 그런 의미에서 그 실험은 이미 실패한 실험이다. 1차 초인병의 에러개체(....)들을 대거 우주로 방출했을 때부터 이미 글러먹은 프로젝트였다는 얘기다. 좀 빗나간 애끼지만, 실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그 에러개체들이다.
존재하지 않는 단체에 대한 이런 글을 남기는것도꽤 시간낭비일진 모르지만, 이게 다 알렐이가 이뻐서 저지르는 짓이니 내 버닝 인생에 후회는 없다.(.......) 그럼 새벽이라 머리가 안 돌아가기 시작했으니 이만 자러 총총. 사실 지금 이 글도 거의 자동필기술이다. 덜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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