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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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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15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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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 블로그 주인장은 와우보다도 더 무서운(....) 직장의 지시로 모 게임을 플레이 중입니다. 그런데 무지무지 즐겁습니다. 정말 정서들여 만든 티도 나고, 시스템도 어디서 본 듯 하지만 덕분에 적응도 빨랐고(얼마나 적응이 빨랐는가하면, 남들 23레벨쯤 되었을 때 하는 보스전을 15레벨에 하게 생겨서 근성 노가다 중일 정도.;; ), 무엇보다 인물들과 대사들을 보며 새삼 놀라고 있습니다.
이 게임의 시나리오를 기획하고 대사를 쓴 분은 누구일까요. 분명 인물들은 전형적이고 대사는 고전적이고 사건은 당시 RPG에서 보던 패턴대로인데, 묘하게 감칠맛나는 대사들, 적절한 개그, 맛깔스러운 감성에 재미있는 진행이 돋보입니다. 제가 글을 쓸 때 추구하는 어떤 방향과 맞아떨어져서 더 즐겁습니다.
독창적인 것은 물론 놀랍고 멋집니다! 다만 제가 독창에 앞서 기존의 것을 맛있게 나타내는 것을 더 좋아할 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 보수주의자일 겁니다) 뻔한 것은 누가 봐도 좋아서 뻔해진 거고, 상투적은 표현은 그게 너무 정확해서 상투적이 되어 버린 겁니다. 거기 어떻게 자신의 맛을 가미하여 읽기 쉽고도 재미있는 사람을 몰입시키는 글이 나오느냐...가 제게는 일생의 글쓰기 과제입니다.
전 가끔 글은 한국 요리 같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인 재료와 요리법은 같지만, 양념을 어떻게 쓰느냐, 어떻게 얼마나 재우느냐, 그래서 어떻게 요리하느냐는 각 가정마다 조금씩 다르잖아요? 모두 김치를 사먹기 이전, 모든 집의 김치 맛은 제각각 달랐습니다. 전 제 글이 아주 맛있는 김치 같았으면 좋겠어요. 전 쉐프라기보다는 주부에 가깝고, 제가 추구하는 것은 천상의 맛을 가진 예술적인 요리보다는 그냥 딱 먹기 좋은 가정요리라는 거지요.
문제는, 이런 가정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숙련도라는 겁니다. 뻔한 재료와 고만고만한 양념으로 만드는데 다른 집 반찬보다 맛있으려면 끝없는 시도와 결과물이 중요하죠. 그런데 근 2년간 전 직업적인 성과물 외엔 이렇다 할 만한 결과물을 낸 적이 없습니다. 반성중이에요.
쓰고 싶은 글들의 아이디어는 산처럼 쌓여가는데, 제 입맛에 맞는 문장을 쓰시는 분이 계시면 얼른 밥한끼 값에 업혀보내고 싶을 정도로 아이디어는 쌓여 있는데 근성 문제인지 바빠서 그런지 영 결과물을 못 내서 저도 답답해요. 이러다가 점점 손이 굳을 텐데 말입니다? 얼마전에 평소같은 주절주절글을 쓰다가 문득 깨달았지요, 앗, 예전같으면 술술 썼을텐데 왜 이리 돌부리에 박치기를 하고 있담.
어쨌건 전 계속 요리를 할 겁니다. 와우는 하고 있지만 말입니다(......) 그게 제 근황이예요. 언제나 진행중, 언제나 노력중, 언제나 발전하기 위한 삽질 중(......). 20살쯤부터 지금까지 그것 하나는 변한게 없네요. 인생은 언제나 진행중. 그리고 전 가끔 쉬어가거나 가끔 넘어지긴 했어도 앞을 향해 달리는데 지치진 않았어요. 적어도 지금까지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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