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어나 자란 도시에는 없어진 것들이 너무나 많다.
6살의 내가 좋아했던 궁궐 내 동물원은 일재의 냄새나는 잔재를 없앤다는 이유하에 사라졌다. 그 사람들에게는 동물은 냄새나고 더러운 것이었나 보다. 서양 왕궁에 동물원이 있었다는 것은 그들에게는 아무런 가치도 없는 일이었다.
내가 좋아했던 스테인드글라스와 내가 좋아했던 빨간 카펫의 대리석 바닥은 일제 잔재 청산이라는 미명하에 다시는 볼수 없게 되었다. 왕기를 누르고 있으니 민족 정기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패배의 역사는 역사가 아니었던가? 왕궁 내 석조 건물 안에 박물관이 있는것이 어째서 치욕일까.
한번쯤은 가보았을 백화점은 수백명의 무덤이 된후 곧 "땅이 아까와서" 아파트가 되었고,
수십명의 고교생이 버스와 엉켜, 우리동네에서 수습하는 일을 도우러 갔던 분들이 돌아와 며칠동안 밥도 못 먹게하던 그 곳은 곧 복구되었다. 기념비라도 하나 있으면 좋을텐데...있을까?
아카시아 나무가 가득하던 옛 동네뒷산은 아파크와 주택으로 아슬아슬하게 덮였고,
풀밭이 가득해서 지는 해가 보이던 동네에 들어선 아파트촌 아줌마들은, 지방사람들 모여 열심히 살던 내 옛 동네에서 자라난 아이들을 "막돼먹은 것들"이라고 부르며, 자기 아이들에게 가까이 하지 말라 가르친다고 한다.
어렸을때부터 한번쯤 들어가 보고 싶다고 생각했던 문이 영영 사라져 버렸다.
복원되어도, 이제 더이상 [그 문]은 없다. 그럼 이제, 대운하만 남는 거구나.
한국 최고의 랜드마크가 될거라더니, 이 의미였나.
다 부숴요. 다 태워요. 돈이 되는 것만 남겨요.
당신들 목숨따위 없어져도 돼요. 경제만 살리면 돼요.
쓸모없는 무능한 인간들은 굶어죽으세요.
이게 당신들이 투표한 정부다. 이게 나의 나라다.
지독하게 부끄러워졌다.
잿더미 앞에서 활짝 웃으며 사진찍은 옆나라 인간들에게 화낼 기운조차 없어질 만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