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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심하게 앓았네요.
분류없음 | 2007/11/30 08:50
아마 그간 먼지 찌끄레기처럼 피곤이 쌓였었나 봐요. 요즘은 감기로 아예 쓰러지는 경우는 별로 없었는데 이번엔 확실히 바이러스에게 썰렸었습니다. 무려 이틀이나 직장까지 쉬었거든요. 덕분에 원기는 확실히 회복해 놨습니다. 팀장님에겐 죄송했지만 이렇게 지금 회복해 놔야 앞으로 20일간 정신없이 야근도 하고 밤샘도 한다는걸 이 몸과 30년간 동거했기 때문에 알고 있거든요. 지금 푹 쉬어두지 않으면 계속 골골거리고 쓰러지고 어지럽고 정신없어서 일 제대로 못 할 겁니다. 나름의 병자 노하우예요.

아무튼 90% 회복. 덕분에 하루종일 잘 자고 푹 쉬고 해초도 만렙 찍(야!!!!!!!!!!!!!!!!!!!!!!!!!)..아니 이미 80% 까지 올려놨었다고요. 던전 빠르게 돌았더니 해결되네요. 그중 한 던전은 죽쒀서 같이 오신 분들께 죄송했습니다만(덜덜덜)

확실히 앓으면 글이 좀더 날것이 됩니다(음?) 그저께 해롱해롱하면서 남긴 밑의 글을 보니 확실히 그렇네요. 사실 저 밑의 세 가지를 주장하는 분들이 다 한몸인 경우도 있지만(후덜덜), 대다수 그런 분들은 자신이 저 셋을 뭉뚱그린 주장을 하고 있다는 것도 깨닫지 못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존대어인 이유는, 슬프게도 제 손목에 핸드폰이 달려 있고 제가 매일 100% 외제 원두로 되어 있는 커피를 홀짝일 수 있는 이유가 그 분들이 저 담론을 뛰어넘는 인식을 쌓을 기회를 국가로부터 원천적으로 제거당하면서 착취당한 결과라 할 수 있어서요. 우리는 집요정의 자손입니다. 자신들이 무엇을 요구할 수 있는지, 아니, 요구해야 하는지 깨닫지 못하고 요구하는 것을 굉장히 도전적이고 폭력적인 일로 생각한 분들의 자손인 거지요. 사실 그래서 전 저 주장이 가끔 무지 슬픕니다. 제 앞에서 저 이야기를 강변하신 분들 중 사회적 강자들은 아직 없었어요. 그들은 좀더 아름다운 가면을 쓰고 있을 겁니다.

저 이야기를 소리내어 강하게 주장할수록, 다른 말을 듣지 않을수록, 그는 우리사회의 떨려난 수컷입니다. (여기서 수컷이라는 건 사회적 젠더입니다.) 그분들이 그리워하는 것은 대부분 "내가 아무 생각 하지 않고 일만 하면서 살면 되던 나라"입니다. 그것이 하루 12시간 노동이건 18시간 노동이건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배려해야 하는 사회적 소수자 따위는 보이지 않았고, 생각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직업병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 없었고(자기는 안 걸렸었으니.) 각종 복지나 보험에 대해서도 신경쓸 필요 없었습니다(아무것도 없었으니), 정부가 국민의 의견을 물어보지 않았으니 국제 정세에 대해서도 고민할 필요 없었고, [주제넘게] 거기 뭐라 하려 드는 건방진 것들은 국가가 청소해 줬으니 맘도 편했죠.

우리사회에서 나름 잘 나가는 사람이 저런 주장을 하고 있다면, 그도 이미 심정적으로 떨려난 수컷입니다. 좀더 돈이 많이 굴러다니지만 좀더 다양하고(아직 부족해!) 차갑고 교활해진 세상에서 [좀더 쉽게 벌어먹고 살았고 생각할 필요도 없었던] 과거로의 회귀를 주장하는 것은 결국 그 분들이 좋아하는 진화 얘기로 예를 들어볼 때 [진화에 뒤처진 증거죠.]

그래서 저런 주장을 강변하시는 분들을 보면 무섭다기보다 슬픕니다. 무언가의 피해자를 보는 기분이거든요. 그 분들이 가끔은 사장실에 앉아있다고 해도, 정신적으로는 이미 성장기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을 입은 불쌍한 존재들이라는 기분입니다. 성장통 치고는 고약한 후유증이지요. 자신이 말하는 것의 [진정한 의미도 모르면서] 저 말을 앵무새처럼 따라하는 10대 20대들을 보고 있으면 특히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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